mompsy의 이야기

선우의 테니스 공

맘싸이 2006. 2. 10. 02:16

목근육이 너무 많이 경직되어 어깨와 등까지 통증이 심하다.

마사지를 받으려가면 간혹 사용해주는 공처럼 생긴 목지압용 도구가 있는데 집에는 그게 없어서...아쉬운대로 원통형의 로션통을 베고 잠시 누워 있었다.

 

테니스공을 베고 있으면 더 좋을거 같다고 했더니

 

 

 

선우가

 

엄마 나 테니스공 있어.. 갖다 줄까?

 

 

 

우리 딸~~~

애기 때  테니스공 없이는 잠 못잤던거 생각나?

 

 

 

내가??

 

 

옆에 있던 동생이 한마디 거든다.

 

 

맞어 우리 선우 테니스공 쥐어줘야 잠잤지... 

 

 

집에 굴러 다니던 테니스 공이 몇 개 있었는데 어린 선우는 그걸 들고 있다 잠이 든

어느날 이후 항상 잠이 들려면 공을 찾았다. 그런데 공마다의 다른 감촉을 기억하고

언제나 들고 자는 공을 요구했다. 어른들은 아무리 쳐다 봐도 그게 그 공 같은데

선우는 공을 손에 쥐어 주면 한마디 하곤 했다.

 

 

딴 공...

 

지금 준 공 말고 다른 공 즉, 자기가 들고 자는 공을 가져다 달라는 얘기였다.

그래서 선우의 잠자리 파트너 공의 별명이 딴 공이었다.

한참을 그 공에 집착하다가 우리 모두  딴 공을 한 눈에 알아볼 정도로 선우의 손때가 묻었을 때

선우는 더 이상 그 공 없이도 잘 잠들수 있었다.  

 

이제 열살이 된 선우는

자기 방에서 그 시절 테니스 공을 찾어다 내 목 뒤에 밀어 넣어 준다.

 

그러고는 다시 묻는다.

 

엄마 나 정말 테니스 공 없으면 절대 절대 절대 안잤어??

 

그럼...

그래서 어딜 가도 꼭 공을 가지고 갔었어...

 

언제까지??

 

글쎄...

엄마도 잘 모르겠네...

어느 날 부터 테니스 공 없이도 잘 자대....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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