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나서인가
오늘은 정말 싸늘해진 바람이
자꾸만 몸을움추리게 했다
낙엽은 또 어찌나 한가득인지...
이제 계절은 정말 가을에서 겨울로 가고있다...
여름에 들인 화분속의 석류
곱게 익어가더니
이렇게 갈라져 속을 보이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율곡이 세살에 읊었다는
석류피리쇄홍주
石榴皮裏碎紅珠
석류껍질 안에 들어 있는 씨 모양이 붉은 구슬처럼 빛나는구나
라는 구절을 떠올릴수밖에...
햇빛을 덜본 한 아이는
붉은 기운이 덜하다
젤 튼실해 보이는 녀석은
아직 속을 보이지 않고...
사실 나무에 그냥 두어야 하는건지
따주어야 하는건지도
잘 모르겠으니...
그냥 두고 보는수밖에...
사실 이렇게 피다만 꽃봉우리도 하나 매달려 있다
여러번 구입을 망설였던
튤립구근
이상하게 오늘은
별 망설임 없이 집어들었다
퀸오브나이트라는 이름인데
검다 싶을정도의 자주빛 꽃을 피우는 모양이다
무려 40개의 구근이 들어있다
땅이 얼기 전에 흙에 묻어야
봄에 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15~6년전 쯤 튤립화분을 샀었는데
꽃은 곱게 피었었지만
구근상태가
않좋고 보관도 시원찮았는지
다음해에는 싹도 볼 수 없었다
그게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튤립화분이나 구근을 사는일이 어렵더니만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
먼길을 여행하고 온 아이인데
구근이 튼실해보인다
포장가방의 사진과 같은 꽃을
꼭 보여주어야해~~~~
집에 배양토가 얼마 없어서
우선 6개만
화분에 자리를 잡아보았다
나머진 목요일에 배양토를 사다가
묻어줘야지...
흙속에서 추운 겨울을 나고
내년에 꽃을 피울 날을 기다리며
2010
가을에서 겨울로
나는 너희들과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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