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이렇게 하면 좋을것 같아!!
를 외치며
신이 나서 만들었던
페이스트리 식빵입니다
다 굽고 나서는
실망의 헛웃음을 지었던 빵이기도 합니다
크루아상이나 페이스트리빵을 만들려면
속버터를 감싼 반죽을 넓게 밀고 접고 냉동하고
다시 넓게 밀고 접고 냉동하고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으로 넓게 민 반죽을 원하는 사이즈로 잘라서 모양을 잡아 굽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반죽을 미리 잘라서 밀고 접고 냉동하고를 반복하면 어떨까??
그리고 넓고 얕은 팬에 널직하게 띄워 굽지 않고
좁고 깊은 팬에 다닥다닥 붙여 굽는건 어떨까??
버터도 확 줄여볼까??
너무 좋은 생각인듯!!
당장 해보자!!하며
만들었던 몇가지 빵 중의 하나인데요
그 중 결과가 가장 시원찮았던 빵입니다 ㅠㅠ
재료
강력분 200그램
중력분 50그램
소금 1/2작은술
설탕 2큰술
드라이 이스트 1/2 작은술
가염버터 10그램
물 140cc
속버터용 가염버터 60그램
덧밀가루 약간
<단맛은 강하지 않았습니다만
단맛과 짠맛에 대한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니
소금과 설탕의 양은 입맛에 맞게 조절하고
무염버터 사용하면 소금 양은 조금 더 늘려야 합니다>
물에 소금과 설탕을 넣어 녹이고
체에 내린 중력분, 강력분, 드라이이스트를 섞어 반죽하다가
부드러운 버터를 넣어 반죽을 완성합니다
완성한 반죽은 가능한 정사각 형태로 잡아
비닐에 싸서 냉동실에 30분 넣어둡니다
냉동실에서 꺼낸 반죽을
덧밀가루를 바른 후 4등분 합니다
각각의 반죽을 눌러 펴고
15그램씩 자른 버터를 올려 놓고
보자기에 상자 싸듯 버터를 꼭꼭 감싸줍니다
버터를 감싼 반죽을 매끈한 면이 위로 오도록 뒤집어 놓고
손바닥으로 살살 눌러 펴줍니다
사방 8~9센티미터 정도 크기가 될 때까지 펴주고
3절 접기 하여줍니다
3절 접기 한 4덩이의 반죽은 냉동실에 30분 넣어두어 굳힙니다
30분 후 냉동실에서 꺼낸 반죽 4덩이를 각각 밀대로 밀어 펴주고
3절 접기하고 30분 냉동보관 하는 과정을 3~5회 반북합니다
작은 사이즈로 여러 장을 반죽하여 미는것이 나쁘진 않지만...
반죽을 넓게 한장으로 미는것보다
엄청 편하고 효율적이진 않구나... 하면서도
무시하고 계속 진행했습니다
밀고 접고 냉동하는 과정을 반복한 반죽을 한번 더 밀어 펴준 후
길이로 2등분하여 총 8장으로 만들고
잘린 면이 위로 오도록 2개씩 이어 돌돌 말아줍니다
이렇게 말아주면 더 여러 겹으로 말게되니까
더 좋을거라고 생각해서 한건데요 ㅠㅠ
돌돌 말아둔 반죽 4개를
종이호일을 펴둔 오븐팬에 가지런히 담습니다
4개를 담으니 오븐팬의 길이에 꽉 채워지네요
반죽 좌우에는 공간이 좀 있고요
오븐팬은 제가 식빵팬으로 사용하는 파운드케이크틀입니다
일반적인 식빵 반죽을 틀에 담으면
반죽이 위로 부풀어오릅니다
사진처럼 틀에 담은 패이스트리 반죽은
위로 높게 부풀어오르기 보다는
밀가루와 버터층 사이 사이가 벌어지며
옆으로 부풀게 되는데요
그런데 저는 일반 반죽처럼 위로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틀에 담은겁니다
결국 반죽이 벌어지며 부풀 공간 확보를 거의 안한 상태였지요
좁고 깊은 팬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좀 더 정교하게 구체화해야 했던것입니다
틀에 담은 반죽을 추가 발효 없이
200도씨로 예열한 전기 오븐에 넣고
25분 구워 준 후 윗면 색이 너무 진해지지 않도록
윗면에 쿠킹호일을 덮고 10분 더 구워준 모습입니다
반죽이 옆으로 부풀 공간이 없어
결과 결 사이가 제대로 벌어지지 못한 모습입니다
반죽이 높게 솟아오르며구워질거란 제 상상은
결과를 보니 완전히 어이없는 것이였습니다
반죽을 두개로 가르지 않고 말아서
높이는 두배 정도 높고 말아둔 지름은 반 정도로 작게하여
간격을 넓게 두고 틀에 담았다면
제 머릿 속 그림과 좀더 비슷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 결 사이가 너무 촘촘하고 덜 부드럽고 키작은 페이스트리 식빵입니다
일반 식빵 보다는 버터가 많이 들어가서 고소한 맛이긴 했고...
기대와 다른 결과였어도 남편과 저는 또 맛있게 먹었구요
일반적인 페이스트리 반죽에 비해 속버터의 양을
50% 정도 밖에 쓰지 않은것 치고 고소한 맛이었지만
페이스트리 특유의 바삭함, 부드러움, 고소함은
줄어든 버터만큼 따라서 줄어들었겠지요
.
.
.
반죽을 잘라서 밀고 접는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과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무시하지 않고
멈추거나 바꾸거나 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었고
페이스트리 반죽을 식빵 틀에 담아 구우면서
페이스트리와 우유 식빵을 내 맘대로 그럴듯하게
연합시켜 머릿속에 그림을 그렸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이건 뭐...
나와 그가 만나 결혼하는건데
앞으로 사는 모습을 상상할때는
나와 그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는
그림책 속 공주랑 왕자가 성에서 사는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 모습이라고 흐믓해하는 어이없는 수준이랄까요
시간이 많이 지난 후 다시 시도했던..
그러나 역시 시원치 않았던 페이스트리 식빵입니다
재료와 만드는 방식에서 처음과 약간 차이를 두었는데요
이번엔 속버터 양을 늘리고
일반적인 방식으로 반죽을 한장으로 넓게 밀었습니다
재료
강력밀가루 200그램
유기농 다목적 밀가루 50그램
소금 1/2작은술
설탕 3큰술
드라이 이스트 1/2 작은술
식물성 오일 10cc
물 150cc
속버터용 가염버터 113그램
덧밀가루(강력분)
물에 소금과 설탕을 녹여준 후
강력밀가루, 다목적밀가루, 드라이이스트를 섞어 체에 내려 섞고
오일을 더해 재료들을 뭉치는 정도로만 반죽하여
비닐백에 반죽을 담아 30분 정도 냉동보관하다가
반죽을 꺼내 12*12센티미터로 밀어둔 속버터를 감싸주고
매끈한 면이 위로 오도록 뒤집어 준 후
덧밀가루를 충분히 발라가며 밀대로 밀어주는데
처음에는 밀대로 반죽을 대각선 방향으로 눌러주고
다시 열십자 방향으로 눌러주는 과정을 반복하여
반죽이 어느정도 늘어나면
5밀리터 두께가 될 때까지 밀어 넓게 펴줍니다
넓게 편 반죽은 3절 접기하여 비닐백에 담아
냉동보관 30분 해준 후에 꺼내 밀어 펴고 3절 접기 하는 과정을
3~5회 반복해줍니다
넓게 밀어 편 반죽입니다
롤러를 이용하여 4면의 모서리 부분을 깔끔하게 잘라낸 후
자를 대고 반죽을 3등분 해줍니다
각각을 돌돌 말아준 후
종이호일 펴둔 오븐 팬에 담고 비닐을 덮어두고
22도씨 온도의 주방에서 9시간 발효한 후
200도씨로 예열한 전기오븐에서 20분 굽다가
색이 너무 진해 지지 않도록 윗면에 오븐팬을 한장 덮어
15분 더 구워준 모습입니다
사용하는 오븐에 따라 굽는 온도와 시간은 약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류라고 여겨진 부분을 수정하여 재시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고 실망스런 결과인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맛있게 먹었지요..
.
.
빵 만들면서 일어난
잘못된 연합과 머릿속 그림 정도야 뭐
모양 없는 빵을 먹거나
맛없는 빵을 먹거나
정도로 끝나는건데요
개인의 중대사나
중요한 국가적 결정에 앞서
이런 엉뚱한 연합을 하고
굉장할 거라는 상상을 하며
미리 흐믓해 하는 모습은
정말 소름돋는 무서운 상황인데요...
더 무서운건 그런 상황이
실재한다는 것이겠지요...
생각했던 것과 다르거나 생각이 틀린것임을 인식하고도
이미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잘못된 신념과 상상을 확증하고 지지해줄
뭔가를 찾아가며
중단하지 않고 계속 가서 화를 키우고
돌이킬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하는건
훨씬 압도적으로 무서운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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