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년전에 우리집에 온 용신목
너무나도 잘 자라주던
외팔 용신목이었는데
모체의 키가 너무 많이 커서
잘라주고 나니 상처 부위에
부지런히 새끼들을 보여주며
대가족을 이루었었죠
십년 정도 키운 후
이사하면서 큰 상처를 입은 모체 는
결국 살려내질 못하고...
어미와 함께 새끼들도 거의 다 떠났고..
작은 새끼 하나가 살아남아
지금까지 곁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기 용신목 하나가
십년 세월 속에 가족을 많이 늘렸어요
2021년 4월 초의 모습입니다
한눈에 봐도 누가 그 주인공인지 알수있는
해묵은 모습의 아이
어미 잃은 아가가 어느덧 어미가 되어
오랜 시간 동안 여러번
새끼들을 올려보냈습니다
어느정도 자란 새끼들을
분리하여 옆에 심어주면
새끼는 새끼대로 무던하게 자라고
어미는 또 다른 새끼를 밀어 올립니다
그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거친 모습으로 단단해진 녀석입니다
반대편 모습인데
원 표시해둔 맨 윗부분에 새끼가 올라옵니다
새끼들 올려보내느라
정작 제 몸은 십년이 넘도록
거의 키우질 못하고
단장도 못하고 거칠어져만 가는 중이죠...
거친 몸에서 고운 새끼를 키워냅니다
올봄부터 늦 여름까지 애를 쓰고 또 써가며
새끼를 이만큼 기웠어요
화분속의 다른 아이들은
이렇게 모체에서 생겨난 후
모체 보다 키가 약간 더 커지면
잘라낸 후 삽목하여 키운겁니다
4월의 어느날
새끼의 새끼가 새끼를 올려보낸 모습입니다
처음 우리집에 왔던 모체처럼
외팔 용신목의 모습을 보이려나봅니다
콩만하던 아기가
8월말이 되니 이만큼 자라났고
훨씬 의젓해진 9월 모습입니다
팔이 좀 더 위쪽에 나왔다면
더 멋진 아이로 자라겠지만
지금 이대로도 참 고맙고 대견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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